보령의료봉사상 大賞 수상… '노숙인의 주치의' 박용건 과장
2001년 강남의 잘나가던 개인병원 원장이 병원을 접고 무료진료병원으로 갔다. 이후 13년째 '노숙인의 주치의'로 살고 있는 박용건(66·사진) 성가복지병원 내과 과장이다. 보령제약과 대한의사협회는 20일 그를 올해의 '보령의료봉사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성가복지병원에서 내과 과장을 찾는다기에 처음엔 우리 병원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두 달만 하려고 했죠. 그런데 어느 날 수녀님이 '오늘의 복음 읽으셨느냐'고 묻길래 봤더니 '어부가 자신의 모든 것인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갔다'는 구절이더군요.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었어요."
박 과장은 경희대 의대를 나와 영동병원 내과 과장으로 있던 1987년부터 주말마다 장애인 시설에서 의료봉사를 해왔다. 이후 개인병원 원장으로 있으면서도 봉사는 계속됐다. 박 과장은 "(수녀님 말씀을 듣던) 그날 의사는 어차피 봉사의 삶을 사는 사람인데, 벌 것 다 벌고 노후 대책까지 다 마련한 뒤에 '이제 봉사나 해볼까' 하는 식은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아내와 두 딸도 적극 지지했다. 박 과장은 "무료진료병원에서 일한다고 해서 내가 의사로서 달라진 건 없다"고 했다. "노숙자라고 더 잘해줘야 한다는 생각은 없어요. 반대로 강남에서 개인병원을 할 때 장관이 찾아와도 남들 기다리게 하고 먼저 봐 드린 적도 없어요. 의사에게 모든 환자는 똑같습니다."
보령제약은 이날 보령의료봉사상 제정 30주년을 기념해 '한센인의 아버지' 차윤근 박사, '케냐의 어머니' 유루시아 수녀, 남수단 톤즈에 고귀한 사랑과 희망을 심어준 고(故) 이태석 신부 등 역대 대상 수상자들을 소개한 책 '따뜻한 손, 아름다운 길'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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