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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나는 피카소보다 훌륭한 藝術家가 되고 있다"

by 많은이용 2014. 4. 10.

"나는 피카소보다 훌륭한 藝術家가 되고 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美大生들에게 복창시키는 그 말… 내면 움트는 언어를 소중히 여긴 자유·상상력의 작가 닮으라는 뜻
말은 용기·확신·창조의 씨앗이자 나를 지배하는 행동력 강한 도구… 아름답게 쓸수록 삶도 귀해질 것

밝게 빛나는 태양이 키우는 것은 개나리를 비롯한 봄꽃만이 아니다. 연구실 창가엔 지천의 꽃들을 어루만지던 햇살이 나의 얼굴에도 드리워진다. 그리고 교정에 퍼지는 해맑은 젊은이들의 목소리, 태양은 내 꿈도 그들의 소망도 키워낸다. "일어나라. 깨어나라. 그리고 너는 할 수 있다." 작열하는 태양처럼 마음속에 나를 움직이는 언어들이 꿈틀댄다.

강의실에 도착해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바라본다. 화가의 꿈을 안고 미술대학에 들어온 청춘들이다. 나는 학생들을 향해 크게 따라 하라고 말한다. "나는 피카소보다 훌륭한 예술가가 되고 있다." 처음엔 머쓱한지 서로 눈짓을 주고받지만, 반복해서 외치다 보면 표정이 자못 진지해지며 붉게 상기된다. "나는 피카소보다 훌륭한 예술가가 되고 있다."

학기가 시작되면 학생들에게 반복해서 세 번씩 따라 하게 하는 말이다. 이 외침은 단순히 미술계의 정상(頂上)에 오르는 '최고가 되자'는 뜻만이 아니다. 피카소는 당대의 상식을 뛰어넘는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한 작가이다. 남들의 평가보다 자신의 내면에 움트는 언어를 더 소중히 생각했던 사람이다. 따라서 피카소보다 더 새로운 상상의 세계를 펼쳐보며 마음의 자유를 얻으라는 의미이다. 말은 우리 마음의 자세를 바꿀 수 있다.

특히 '되고 있다'라는 과정적 사유에 대한 강조는 학생들 내면에 숨 쉬고 있는 창조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려는 것이다. 말을 반복해 외치면 용기와 확신이 생기게 된다. 말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다르다. 말이 씨가 된다고 했다. 그러나 말은 단순한 씨앗을 뛰어넘는다. 그 씨앗이 떨어져 새로운 생명력을 얻도록 하는 것은 창조행위를 삶으로 선택한 예술가에게는 더욱 운명적인 과제일 것이다.

피카소 이야기는 사실 나 스스로가 다짐하는 말이기도 하다. 실제로 언어는 꿈을 만든다.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의 "너는 정말 그림을 잘 그린다"는 말 한마디에 나는 화가가 됐다. 반면 학교 다닐 때 미술 시간이 가장 싫었다는 사람은 대개 교사들의 핀잔에 기인하는 경우이다. "너는 왜 이렇게 그리느냐" "도대체 뭘 보고 그린 거냐" 같은 부정적 언어는 꿈의 성장을 억압한다.

선생님의 말 한마디는 절대적이며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가능성을 열어놓는 언어를 사용하려고 애쓴다. 감정을 누르고 열정을 막는 말을 조심하며 학생들의 가능성이 창조가 될 수 있도록 집중한다. 긍정의 말은 강한 힘을 주고, 그 말을 통해 우리의 밝은 꿈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말의 힘은 비단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긍정적인 말을 들려준 물은 분자 결정구조가 보석처럼 아름답고 부정의 말을 들려준 물은 분자 결정구조가 파괴돼 버렸다는 실험도 있었다. 식물을 키울 때 아름다운 가사의 음악을 들려주거나 긍정의 말을 건네는 것도 마찬가지다.

[ESSAY]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사람들은 흔히 말을 커뮤니케이션이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나 성경 창세기에는 하나님 말씀으로부터 천지가 창조됐다는 증언이 기록돼 있다. 실제로 언어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서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내는 힘이 된다. 언어가 커뮤니케이션이라면 욕이나 비방도 커뮤니케이션일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언어란 이처럼 생명력이 있는 것이고, 그 힘을 통해 창조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언어의 힘을 알고 있지만 현실에서 습관화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말에 사람들은 보다 쉽게 현혹된다. 그래서 많은 욕설, 비방, 어둠의 언어가 유포되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이나 SNS와 같은 가상현실을 통해 언어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말이 흉기(凶器)가 돼 폭력으로 군림하며 인간의 의지를 꺾고 있는 것이다.

언어는 인격이며 그 사람의 성정이 그대로 반영되는 마음의 거울이다. 언어는 우리 마음에 동기를 부여하며 우리는 언어를 따라 움직인다. 결국 마음에 품은 언어대로 행동이 유발되는 것이다. 마음 밭에 어떠한 언어가 심어지느냐는 그 인생이 달라지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나를 지배하는 언어가 나의 표정과 나의 삶을 바꾼다.

언어는 행동력 있는 도구다. 그래서 "나는 피카소보다 훌륭한 예술가가 되고 있다"를 반복해 외친다. 목표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자기에 대한 성찰의 힘을 부여하고, 자기를 만들어가는 열정을 쏟아내게 하는 말이야말로 진정한 말의 의미를 획득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를 지배하는 아름다운 언어가 나의 삶도 고귀하게 가꾸어 주리라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최인선 | 홍익대 회화과 교수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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