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위성우 감독의 '1등 비결']
승부는 非시즌에 결정 - 근육이 기억할 정도로 훈련 반복
분업화로 팀워크 극대화 - 선수 전원 한 몸처럼 움직여야
질 확률 줄이고 기본 지켜 - 수비가 더 중요… 실수 줄여야
소니, 노키아, 코닥…. 모두 한 시대를 풍미했던 1등 기업이지만, 경쟁 기업의 도전에 밀려나 버렸다. 1등에 오르기도 어렵지만, 수성(守城)은 그보다 더 힘들다. 매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프로 스포츠의 세계는 종종 비즈니스 세계에 통찰력을 제공한다. 신치용(59) 감독의 삼성화재 배구팀(블루팡스)과 위성우(43) 감독의 우리은행 농구팀(한새여자프로농구단)은 경영학 시각에서도 조망할 가치가 있다. 매년 시즌이 시작될 때면 약체팀으로 꼽히는 삼성화재는 프로 스포츠 사상 첫 7연패를 달성했고, 4년 연속 꼴찌였던 우리은행 농구팀은 2년 연속 우승을 일궈냈다. 두 감독과 인터뷰하며 1등의 비법을 찾아봤다.
◇'흘린 땀'만 믿는다
두 감독은 '땀의 힘'을 광신(狂信)한다. 신치용 감독이 지난달 9일 삼성 사장단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공개한 성공 비결은 바로 신한불란(信汗不亂·땀의 대가를 믿는 사람은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다)이었다. 신 감독은 훈련 지상주의자다. "땀은 절대 속이는 법이 없다"고 믿는 그는 "근육이 느끼고 기억할 정도로 훈련을 반복한다"고 했다. 신치용 감독 수첩엔 '승부는 비(非)시즌에 결정난다'고 적혀 있다.
- ▲ 신치용 삼성화재 남자 배구팀 감독이 경기도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배구공을 안고 있다. /이덕훈 기자
위성우 감독도 독종 조련사다. 위 감독은 "처음 부임했을 때 입에 단내가 나도록 훈련을 반복한 것은 꼴찌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이번 시즌 우승을 확정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연패를 당하지 않은 건 반복 훈련 덕분이었다고 그는 믿는다.
◇분업과 희생 그리고 맞춤형 용인술
경영학 전략 분야의 대가인 게리 해멀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는 "기업에서 핵심 역량이란 우리 회사가 잘하는 일"이라고 했다. 두 감독은 특출한 선수가 거의 없는 팀의 핵심 역량을 강력한 팀워크로 규정하고 분업화를 통해 팀워크를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신치용 감독은 "삼성화재 배구를 '몰빵' 배구라고 하는데, 몰빵이라도 해서 우승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한다. 몰빵 배구는 용병 레오에게 스파이크를 전담시키는 걸 다른 팀에서 비꼬는 말이다. 그는 분업 배구라고 말한다. "분업 배구 쉬운 거 아닙니다. 팀워크가 없으면 불가능하지요. 술 마신다고 팀워크 생기는 거 아니잖아요? 누구나 화려한 공격을 하고 싶겠지만, 참아야 하지요. 헌신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공격수는 수비수한테 고맙다고 생각하게 합니다."
- ▲ 위성우 우리은행 여자 농구팀 감독이 서울 장위동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골망을 올려다보면서 두 손을 들어 활짝 웃고 있다. /김지호 객원기자
위성우 감독도 역할 분담을 가장 강조한다. 톱니바퀴처럼 움직여야 이길 수 있는데 그러려면 5명 전원이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기합도 단체로 준다. 위 감독은 "한 선수가 흐리멍덩하게 움직이면 선수 전원에게 기합을 준다. 올챙이 한 마리 때문에 팀 전체를 흙탕물로 만들 수 없다"고 했다.
◇질 확률을 최소화한다
서울 장위동 우리은행 체육관 안에는 '빠른 공격, 강한 수비'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위 감독은 "넣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막는 수비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선수 시절 수비 전문이었던 그는 공격의 기복보다 수비의 기복이 덜 심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삼성화재도 공격보다는 수비 훈련을 많이 한다. 신치용 감독은 "이번 챔프전에서 첫 경기를 진 뒤, 매일 리시브(상대 팀에서 넘어온 공을 받는 것) 훈련에 집중해 리시브 성공률을 30%에서 60%로 끌어올렸고 이게 우승 발판이 됐다"고 했다. 신 감독은 "잘해서 이기는 경기보다 실수 덜 하는 쪽이 이긴다"며 "수비가 탄탄해야 실수가 적다"고 했다.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분야의 점유율을 확실하게 끌어올리는 대신 우연에 따라 결과가 좌우되는 확률을 최소화하겠다는 과학적 계산법이 깔려 있는 것이다.
◇기본을 지킨다
신치용 감독은 훈련할 때 한눈파는 선수를 구경꾼이라고 부르고, 코트 밖으로 내보낸다. 그는 "모든 승부는 기본 지키기 싸움"이라며 "선수들은 생활하는 데 기본이 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아침에 체중 재고, 간식 제한하고, 휴대폰을 못 쓰게 한다. 위성우 감독도 "기술적으로 못하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성의 없이 공을 잡는 게 눈에 띄면 가차 없이 기합 준다. 그건 기본 자세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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