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각 트랙' 낳은 卓上 교육 행정
해외토픽 감으로 소개될 만한 한 초등학교의 '직각 트랙'이 결국 타원형으로 바뀐다고 한다. 올해 개교한 울산 외솔초등학교 운동장에는 붉은색 육상 트랙이 깔려 있다. 그런데 만들고 보니 가로세로 트랙이 만나는 지점이 90도로 꺾인 '직사각형 트랙'이었다. '학교 부지가 좁아서'라는 게 울산시교육청의 설명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잇따른 항의에 뒤늦게 운동장을 고치기로 했다는 것이다.
지난 7월에는 중국발(發) '직각 트랙' 뉴스가 인터넷을 달궜다.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 있는 육상경기장이 직각으로 꺾인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유튜브 등을 통해 운동장 영상은 전 세계로 퍼졌고 각국 네티즌의 조롱 대상이 됐다. 고위층 인사들의 경기장 시찰에 맞춰 날림공사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두 나라 운동장 모두 탁상·전시 행정이 빚은 웃지 못할 촌극이었다.
2년 전 서울대가 재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체격·체력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서울대 남학생의 평균 체지방률이 일반인 남성 55~64세, 여학생은 일반인 여성 40~44세에 해당됐다. 근력은 남학생은 일반인 55~59세, 여학생은 45~49세에 해당됐으며, 유연성은 남학생이 일반인 40~49세, 여학생은 40~44세 수준이었다. 한창 혈기 왕성해야 할 청년들이 '중년(中年)의 몸'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다.
한 입시학원 설명회에서 강사가 학부모들에게 말했다. "아이들 괜히 운동시키지 마세요. 피곤하면 잠만 자요." 몸집은 점점 커지는데 체력은 약한 청소년들이 나오는 이유가 다 있었다.
매번 불만과 논란만 키워왔던 우리 교육에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변화가 최근에 있었다. '스포츠 교육'을 강조한 것이다. 2~3년 전 이슈가 됐던 학교 폭력 때문이다. 동료와 함께 땀 흘리고 팀플레이 하면서 '왕따 문화'를 없애고 서로 배려하는 정신을 키운다는 취지다. 실제 다양한 스포츠 활동으로 분위기를 바꿔나가는 성공적인 학교 모델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영국의 철학자 존 로크가 쓴 '교육론'은 영국 귀족 가정의 자녀교육 지침서로 통했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은 지덕체(智德體)가 아니라 체덕지(體德智) 순서로 싣고 있다. 존 로크는 교육에서 신체의 건강함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웰링턴 장군은 "나폴레옹을 워털루에서 이긴 영국의 힘은 이튼 스쿨 운동장에서 나왔다"고 했다. 미국 일리노이주 네이퍼빌 고교는 '0교시 체육 수업'을 꾸준히 실시해 학생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학력도 향상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청소년기에 교내외 스포츠가 왜 중요한지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문제는 모처럼 무르익은 분위기를 교육 현장에 잘 정착시키느냐다. 아직도 어떤 초등학교는 '시끄럽다'는 주민 민원 때문에 운동회를 열지 못한다. 운동장과 체육 시설이 부족해 체육 시간이 버려지는 학교도 많다. 막히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풀어주는 게 교육 당국이 할 일이다.
스포츠 교육을 강화한다고 거창한 구호만 외칠 일이 아니다. 교육행정 담당자가 책상 위에서 제도 자로 '직각 트랙'을 긋는 일은 이제 그만두길 바란다.
지난 7월에는 중국발(發) '직각 트랙' 뉴스가 인터넷을 달궜다.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 있는 육상경기장이 직각으로 꺾인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유튜브 등을 통해 운동장 영상은 전 세계로 퍼졌고 각국 네티즌의 조롱 대상이 됐다. 고위층 인사들의 경기장 시찰에 맞춰 날림공사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두 나라 운동장 모두 탁상·전시 행정이 빚은 웃지 못할 촌극이었다.
2년 전 서울대가 재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체격·체력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서울대 남학생의 평균 체지방률이 일반인 남성 55~64세, 여학생은 일반인 여성 40~44세에 해당됐다. 근력은 남학생은 일반인 55~59세, 여학생은 45~49세에 해당됐으며, 유연성은 남학생이 일반인 40~49세, 여학생은 40~44세 수준이었다. 한창 혈기 왕성해야 할 청년들이 '중년(中年)의 몸'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다.
한 입시학원 설명회에서 강사가 학부모들에게 말했다. "아이들 괜히 운동시키지 마세요. 피곤하면 잠만 자요." 몸집은 점점 커지는데 체력은 약한 청소년들이 나오는 이유가 다 있었다.
매번 불만과 논란만 키워왔던 우리 교육에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변화가 최근에 있었다. '스포츠 교육'을 강조한 것이다. 2~3년 전 이슈가 됐던 학교 폭력 때문이다. 동료와 함께 땀 흘리고 팀플레이 하면서 '왕따 문화'를 없애고 서로 배려하는 정신을 키운다는 취지다. 실제 다양한 스포츠 활동으로 분위기를 바꿔나가는 성공적인 학교 모델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영국의 철학자 존 로크가 쓴 '교육론'은 영국 귀족 가정의 자녀교육 지침서로 통했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은 지덕체(智德體)가 아니라 체덕지(體德智) 순서로 싣고 있다. 존 로크는 교육에서 신체의 건강함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웰링턴 장군은 "나폴레옹을 워털루에서 이긴 영국의 힘은 이튼 스쿨 운동장에서 나왔다"고 했다. 미국 일리노이주 네이퍼빌 고교는 '0교시 체육 수업'을 꾸준히 실시해 학생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학력도 향상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청소년기에 교내외 스포츠가 왜 중요한지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문제는 모처럼 무르익은 분위기를 교육 현장에 잘 정착시키느냐다. 아직도 어떤 초등학교는 '시끄럽다'는 주민 민원 때문에 운동회를 열지 못한다. 운동장과 체육 시설이 부족해 체육 시간이 버려지는 학교도 많다. 막히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풀어주는 게 교육 당국이 할 일이다.
스포츠 교육을 강화한다고 거창한 구호만 외칠 일이 아니다. 교육행정 담당자가 책상 위에서 제도 자로 '직각 트랙'을 긋는 일은 이제 그만두길 바란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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