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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일보

죽음의 순간, 춥다는 소녀를 덮어줬던 재킷… 온타케山 폭발 25일만에 숨진 主人에게 돌아가

by 많은이용 2014. 11. 3.

죽음의 순간, 춥다는 소녀를 덮어줬던 재킷…

온타케山 폭발 25일만에 숨진 主人에게 돌아가

 

26세 회사원 오미야, 화산 폭발 직후 대피 중 추위·공포에 떠는 소녀 도와
끝내 2명은 숨졌지만 생존자 증언으로 알려져

22일 오전 일본 요코하마시 사카에(榮)구의 한 아파트를 나가노(長野)현 경찰관이 방문했다. 지난달 27일 나가노현 온타케(御嶽山)산 화산 폭발로 숨진 회사원 오미야 히로시(近江屋洋·26)씨의 등산용 재킷을 유족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시신이 1일 발견됐는데도 등산복이 뒤늦게 가족들에게 전달된 데는 이유가 있다. 오미야씨가 생사가 엇갈리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등산복을 한 어린이에게 주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가족, 동네 주민과 함께 등산 중 화산 폭발로 실종됐던 아이치(愛知)현 도요타(豊田)시 초등학교 5학년생 나가야마 아카리(長山照利·11) 어린이가 4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눈물을 흘리기만 하던 부모는 딸이 처음 보는 어른용 녹색 재킷을 입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부모는 "누군가 딸을 위해 옷을 벗어준 것 같다. 딸은 죽었지만, 옷을 돌려주고 옷 주인에게 감사의 마음이라도 전달하고 싶다"며 경찰에 재킷 주인을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지난달 27일 나가노현 온타케(御嶽山)산 화산 폭발로 숨진 회사원 오미야 히로시씨(사진 왼쪽). 그는 온타케 화산 폭발 당시 어린 여학생(나가야마 아카리·가운데)이 보이자 자신의 재킷(사진 오른쪽)을 여학생에게 입혀준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공동취재단
최근 온타케산 분화 현장에 있었던 한 여성 등산객이 경찰에 당시 상황을 증언하면서 녹색 재킷 주인이 오미야씨라는 것이 확인됐다. 이 여성은 분화 당시 하늘이 화산재로 시커멓게 변하고 돌덩이가 쏟아지자 급하게 바위 뒤편에 몸을 피했다. 그곳에는 오미야씨와 나가야마 어린이가 있었다. 이 여성은 "서로 이름을 알려주고 격려도 했다"면서 "나가야마 어린이가 '추워요, 추워요'라고 하자 오미야씨가 배낭에서 재킷을 꺼내 건넸다"고 했다. 오미야씨는 얇은 옷만 입고 있었다. 그녀는 "오미야씨는 부상을 입었는데도 나가야마 어린이의 발에 난 상처를 치료해주기도 했다"면서 "더 있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하산하다 헤어졌다"고 했다. 오미야씨는 산 정상 인근에서, 나가야마는 정상에서 15분 정도로 걸어 내려온 등산로에서 발견됐다. 화산재와 함께 쏟아진 돌덩이에 맞은 것이 사망 원인이었다.

나가야마의 아버지 고지(幸嗣·44)씨는 "자신의 몸을 돌보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을 준 것에 감사할 뿐"이라면서 "겁이 많은 딸이 그래도 오미야씨가 옆에 있어 안심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미야씨의 아버지(65)는 "아들이 살아 있었다면 남을 도운 것을 칭찬하고 싶은데 안타깝다"면서 "상처를 입은 어린이가 눈앞에 있었다면 다른 사람도 그렇게 했을 것"이고 했다.

온타케산 화산 폭발로 56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 상태이지만, 눈이 내리고 산 정상이 얼어붙어 일본 경찰은 16일 수색을 종료했다. 내년 봄에 수색이 재개될 예정이다.

 

출처 : 조선일보 2014. 10. 23.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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