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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프랑스 초·중학교 휴대폰 금지 논란

by 많은이용 2017. 12. 13.

프랑스 초·중학교 휴대폰 금지 논란

                                                                                     조선일보  손진석 기자     

"수업 집중 방해하고 왕따 조장" 마크롱 정부 내년 9월부터 금지
"학생들 가방 강제로 뒤질건가" 기본권 중시 프랑스 반발 커

프랑스의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내년 9월부터 학교에서 일절 휴대전화를 쓸 수 없게 된다.

11일(현지 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장 미셸 블랑케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초등학교에 입학해 중학교를 마칠 때까지 모든 학생이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제도를 2018년 9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블랑케 장관은 "요즘 어린 학생들이 뛰어놀지 않고 스마트폰 화면에 몰입해 있어서 교육적으로 문제가 크다"며 "학교에서 휴대전화는 통제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초·중학교 휴대전화 사용 금지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프랑스 정부가 검토 중인 시행 방안은 학생들이 등교할 때 교실 바깥에 둔 보관함에 휴대전화를 넣어두고 귀가할 때 찾아가는 방식이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도 휴대전화를 쓸 수 없도록 막을 예정이다. 프랑스 교육 당국은 엄청나게 많은 휴대전화 보관함을 마련하는 예산을 배정할 방침이다. 마크롱 행정부는 "학생들이 스마트폰에 시간을 뺏기면서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원칙적으로 프랑스 각급 학교는 수업 중에 휴대전화를 쓸 수 없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교사 몰래 책상 아래로 스마트폰 검색을 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행위가 비일비재했다. 주의력을 분산하고 수업 분위기를 해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게 프랑스 정부의 생각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소셜 미디어나 단체 대화방에서 특정 학생을 공격하는 사이버 폭력이 심각해지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점도 고려됐다. 프랑스에서는 12~17세 청소년의 93%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 블랑케 장관은 "장관들이 국무회의를 할 때도 보관함에 휴대전화를 넣어 둔다"며 "학교는 물론이고 사람이 모인 곳이면 어떤 집단에서도 시행할 수 있는 제도"라고 했다. 일간 르몽드는 "이미 일부 초·중학교에서 등교 후 담임 교사에게 스마트폰을 맡겨 두는 제도를 자체 시행하는 사례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휴대전화 사용 금지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학생들이 순순히 휴대전화를 내놓지 않았을 때 기본권을 중시하는 프랑스 정서상 교사가 강제로 뺏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르몽드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인권침해 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교사가 강제로 휴대전화를 압수할 수 있다는 규정은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 교장연합회의 파리 지부장을 맡고 있는 필립 투르니에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일으키는 문제의 40%가 모바일 기기와 관련된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학생들의 가방을 강제로 뒤지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했다.

파리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 마틸드(12)는 일간 가디언에 "지금도 수업 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휴대전화를 쓰지 않는데, 그런 이상한 일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프랑스 교장연합회 측은 "전국적으로 공립 중학교만 하더라도 5300곳이나 되고 학교당 평균 500명이 재학 중이기 때문에 300만개 가까운 개별 보관함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재원과 공간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프랑스 언론은 "자녀들의 안전 확보 차원에서 휴대전화 격리 방침에 반대하는 학부모도 적지 않다"고 보도하고 있다. 등하굣길이나 학교 안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자녀와 항상 휴대전화 로 연락이 가능해야 안심이 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수업 중 교육적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한 조치라는 비판도 나온다. 교원 노조(SE-UNSA)를 이끄는 클레르 크레페는 르몽드 인터뷰에서 "합리적으로 교사가 통제한다는 가정 아래 칠판 글씨를 다 적을 시간이 부족하면 스마트폰 카메라로 칠판을 찍거나 학습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시대"라고 했다.



자료출처 : 조선일보 2017. 12. 13. 게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13/20171213002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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