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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일보

따뜻한 마음 한 끼, 올해도 어김없이 배달합니다

by 많은이용 2018. 12. 21.

따뜻한 마음 한 끼, 올해도 어김없이 배달합니다


조선일보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성탄절 앞두고… 서울 동안교회 12년째 쌀 나눔

"자, ○○마을(교구) 10포대, ○○마을은 50포대 가져가세요."

20일 오전 11시 서울 이문동 동안교회(담임목사 김형준). 정문 앞에 쌓인 10㎏들이 횡성쌀 400포대를 승합차, 승용차, 트럭에 옮겨 싣느라 100여 명의 교인들은 분주했다. 이문동 인근의 독거노인과 중증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배달 나가는 '사랑의 쌀'. 이날은 동대문구청에서 추천받은 110가구와 교회 내 다문화 가정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의 쌀'이 배달됐다. 22일엔 서울역 인근 1300여 쪽방촌 주민, 26일엔 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2000포를 전한다. 모두 7000포에 달하는 규모다.

이 교회의 '사랑의 쌀 나눔'은 2007년부터 12년째다. 매년 말 성탄절을 앞두고 50~70t의 쌀을 구매해 어려운 이웃들과 나눠 왔다. 작년엔 7040포를 나눴다. 올해는 이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 최대 위기였다. 우리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교인들 사정도 나빠진 것. 교회 헌금도 줄었다. 매년 1000포씩 기부했던 개인들도 올해는 난색을 표했다.

김형준 목사는 "솔직히 2주 전까지만 해도 예년의 30~40% 정도만 모금돼 '올해는 쌀 나눔이 어렵겠구나' 싶었다"며 "다들 어려운 사정을 알기 때문에 저도 헌금을 독려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주일 예배 후 헌금액을 집계해보니 총액은 1억6200만원. 예년과 같았다. 김 목사는 "어려운 가운데 우리보다 더 힘든 이웃을 잊지 않는 교인들이 대단하다.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배포할 쌀은 까다롭게 골랐다. 지난달 교인 대표 7명이 전국 5개 지역 농협 쌀로 밥을 지어 맛, 향, 색깔, 찰기 등 항목별 점수를 매기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횡성쌀로 결정했다. 작년에 비해 쌀값이 많이 올랐지만 그렇다고 싼값의 쌀은 고르지 않았다. 김 목사는 "쌀을 드리면 받는 분들은 금방 품질을 알아차린다"며 "대접할 땐 좋은 것을 드리자는 뜻을 담은 것"이라고 했다.

전체 교인 8000명 중 30~40대 젊은 층 비중이 높고 학생도 1500명 정도인 동안교회의 이웃 섬기기는 유명하다. 매년 부활절에는 '기쁨 나눔 상자' 캠페인을 벌인다. 교인들에게 작은 상자를 나눠주고 3만~4만원어치의 생필품을 정성껏 담아 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모인 4000여 상자를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한다. 2012년엔 새 건물을 지으면서 어린이도서관 2개층을 '꿈마루 어린이도서관'으로 만들어 지역사회에 내놓았다. 이 도서관은 인근 청량초등학교 어린이를 비롯해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지역민들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창립일, 부활절, 성탄절 헌금은 전액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쓴다. 작년 7월엔 서울시와 지역사회공헌 MOU도 체결했다. 김 목사는 교회의 지역사회 섬김 이유를 "적어도 우리 교회가 있는 지역에서는 자살, 밥 굶는 일, 돈 없어 공부 못 하는 일은 줄이자고 다짐했는데 교인들이 같은 마음으로 동참해주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전달식 설교에서 "이 쌀이 힘든 겨울을 보내는 분들에게 다시 살아갈 이유와 용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성탄의 기쁨이 우리뿐 아니라 온 세상의 기쁨이 되도록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자"고 말했다.



자료출처 : 2018. 12. 21. 조선일보 게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21/20181221001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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