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심리 수업(윤우상 지음/심플라이프)
* 46쪽
소위 ‘성공’한 자녀들의 부모를 보면 공통점이 있다. 있는 그대로의 인정이다. 있는 그대로의 사랑이다. 이것이 자녀 교육의 핵심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게 쉬운가, 어려운가? 꽃 색깔이 마음에 안 든다고 미워하나? 꽃이 문제인가, 내가 문제인가? 강아지더러 너는 어째 불독같이 생겼냐며 미워하나? 강아지는 있는 그대로 사랑하면서 어째 내 아이는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할까.
완벽한 기질을 가진 아이가 있을까? 그런 아이는 세상에 없다. 세상은 대칭 같지만 비대칭이고 균형 잡힌 것 같지만 비뚤어져 있고 완벽한 것 같지만 불완전투성이다. 그게 자연이다. 내 몸이나 성격, 능력 모두 어느 구석은 비뚤어져 있고 불완전하고 부족하다. 그게 정상이다. 그런 모습으로 살면서 적응해나가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아이가 남달라서 겪을 아픔이 있다면 그 아픔까지 사랑해주고 곁에 있어주면 된다. 나머지는 아이가 만나는 세상에 맡기면 된다. 불완전하고 부족한 사람끼리 만나 서로 위로하고 채워주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엄마가 다 해주는 거 아니고 다 해줄 수도 없다. 엄마가 아니라도 언젠가, 누군가 내 아이를 사랑해주고 그 부족함을 채워줄 거다. 그러니 믿으면 된다. 아이를 위해서, 엄마 자신을 위해서.
* 53쪽
성격은 기질이다. 아이를 키울 때 부모가 잘 알아야 하는 것이 기질이다. 부모가 아이의 기질과 싸우게 되면 자녀 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 56쪽
아이의 기질을 건드리는 이유는 엄마의 욕망이나 불안 때문이다. 내 아이가 잘 나갔으면 하는 욕망이거나 도태되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이다. 욕망이건 불안이건 엄마는 아이의 기질과 싸우면 안 된다. 기질 싸움을 하는 순간 자녀 교육은 거기서 끝이다. 아이의 기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엄마가 운명의 흐름을 잘 타고 넘는 지혜로운 엄마다.
* 61쪽
기질은 아이의 타고난 생존 전략이다. 내 아이가 부산스럽건, 소심하건, 수줍음이 많건, 아이는 그대로 완전체다. 자기만의 스타일을 갖고 있을 뿐이다. 그 스타일이 부모 맘에 안 들지라도 아이에게는 딱 맞는 것이다. 이런 말이 있다. 지혜로운 엄마는 자기를 바꾸려 애쓰고 어리석은 엄마는 아이를 바꾸려 애쓴다.
* 63쪽
불안과 두려움을 심어주면 저차원 훈육이고 사랑과 칭찬을 심어주면 고차원 훈육이다.
* 122쪽
아이 잘되게 하겠다는 사랑의 포장지 속에 엄마의 욕망이라는 독이 숨어 있다.
* 125쪽
아이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 아이는 자기가 병이 들었는지 모르고, 혹은 안다고 해도 엄마에게 말하지 않는다. 말해봤자 소용없을 테니까. 아이가 말하지 않는 진짜 속마음은 ‘엄마가 속상해할까 봐서’다. 그래서 아이는 겉으로 웃는다. 죽을 만큼 힘들어도 아이는 웃는다. 아이가 병들어가고 있어도 엄마는 눈치를 못 챈다. 모든 부모는 실수하고 시행착오를 한다. 하지만 현명한 부모라면 아이의 위기 상황을
빨리 알아차려야 한다.
* 127쪽
아이가 언제부턴가 반복적으로 짜증을 내거나 영혼 없는 반응을 보일 때! 아이를 보며 ‘저것이 왜 저래?’하는 마음이 들 때! 바로 이때, 엄마는 정신이 번쩍 들어야 한다. 머릿속에서 빨간불이 켜지고 삐뽀삐뽀 경고음이 울려야 한다. 이 위기를 알아차리면 괜찮은 엄마다. 그 정도면 현명한 엄마다.
* 140쪽
이제는 독서도 공부도 엄마가 아이와 함께 해야 한다. 옛날같이 “공부해라” “책 읽어라”하고 끝나는 게 아니다. 아이와 일대일로 붙어서 같이 토론하고 같이 공부해야 좋은 엄마다. ‘독서 코칭’도 공부해야 한다. 논술 공부도 해야 한다.
* 146쪽
공부와 지식은 일차원적인 선이다. 고속도로와 같다. 한번 올라타면 도로를 벗어날 수 없다. 고속4도로만 달린 아이는 경험한 길이 적기에 한 길이 막히면 갈 곳이 없다. 그 길을 벗어나면 탈선이다. 아이를 도로가 아닌 넓은 들판에서 놀게 놔둬야 한다. 아이가 들판에서 제멋대로 놀면 앞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도 아니니 비효율적이고 쓸모없이 보인다. 하지만 하고 싶은 대로 움직이고 가고 싶은 대로 간 경험이 나중에 지혜가 되고 실력이 된다. 이 길 저 길을 자유롭게 다녀본 아이가 한 길이 막혀도 다른 길로 가고 모두 막혀도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다. 아이의 놀이는, 그리고 딴짓은 점을 찍어대는 행위다. 현재는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지만 그렇게 모인 점들을 이으면 선이 되고, 면이 되고, 공간이 되고, 새로운 세계가 된다. 내 아이를 새루운 놀이, 새로운 재미,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아이로 키우자.
* 148쪽
독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그 책 속에서 아이만이 느끼는 독특한 세상이 잇다는 것이다. 책 속에서 아이만이 느끼는 색과 향이 있다. 그 색과 향을 굳이 입 밖으로 내게 할 필요가 없다. ‘언어’는 어른들의 논리고 규범이고 평범함이다. 언어가 오히려 아이의 상상력과 창조성을 죽일 수 있다. 아이가 책을 읽고 느끼는 뉘앙스, 분위기, 이미지가 더 중요하다. 이건 언어로 표현하기 어렵다.
아이가 책을 읽고 느낀 경험을 색깔로 비유해보자. 아이는 책 속에서 수많은 빛깔을 만난다. 엄마가 아이에게 책 속에서 느낀 컬러를 물어본다. “책을 읽고 나니 무슨 색이야?” 아이는 그 오묘한 색을 말로 표현할 수 없으니 “몰라”하고 대답한다. 엄마는 꼬치꼬치 묻는다. “빨강이야, 주황이야?” 아이는 또 말한다. “응…… 모르겠는데” 엄마가 또 재촉한다. “빨강에 가까워, 주황에 가까워?” 아이는 어쩔 수 없이 대답한다. “응……빨강.” 아이가 느끼는 색은 무궁부진한데 엄마의 색은 빨강, 주황, 노랑, 몇 개밖에 없다.
이렇게 아이의 빛깔을 ‘빨강’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하면 아이의 색깔은 살아 있는 빛이 아닌 죽은 단어가 돼버린다. 엄마가 아이의 독특한 세상을 망가뜨린다. 아이가 경험한 색의 이미지를 ‘빨강’이라는 한 단어로 퇴색시킨다. 가만히 놔뒀다면 아이 속의 그 빛깔은 점점 살아 움직여서 새로운 빛으로 창조되었을 것이다.
* 158쪽
현명한 엄마는 아이의 자발성을 우선으로 한다. 좋은 정보를 아이에게 주면서 다른 선택지가 있음을 알려줄 뿐, 선택은 아이에게 맡긴다. 반면에 헬리콥터 맘은 최종 선택을 엄마가 한다. 최종 선택권이 누구에게 있느냐가 현명한 엄마와 은근한 헬리콥터 맘의 차이다.
헬리콥터 맘은 엄마의 정답으로 아이의 자발성을 죽인다. 로봇그림책보다는 만화 위인전이 그 나이의 아이에게 더 어울릴 수 있다. 그게 정답 같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그 정답은 내 아이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정답이다. 평범한 답이고 보잘것없는 답이고 뻔한 답이다. 어른의 답이고 자발성을 죽이는 답이다. 역으로 아이의 로봇 책은 신선한 답이고 평균을 넘어서는 답이며 정상을 깨는 답이다. 무엇보다 아이의 정답이고 자발성의 정답이다. 만화 위인전을 읽고 정답의 틀에 묶인 아이가 훌륭한 인물이 될 수 있을까? 내 아이가 로봇 그림책을 보고 AI 시대의 로봇 과학자가 될지 누가 알까?
* 168쪽
학벌을 주려 하지 말고, 안정적인 삶을 주려 하지 말고, 세상에 맞설 수 있는 힘을 주자. 세상에 도전하는 힘!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힘! 실패를 겪고 일어서는 힘! 불행 속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는 힘! 어떤 순간에도 마지막 희망을 믿는 힘! 자발성을 주자.
자발성을 살려주려면 우선 아이를 믿어야 한다. 믿지 못하니 미리 다 해주고 가르치고 여기저기 손댄다. 못할까 봐, 실수할까 봐, 사고 칠까 봐 그냥 두지 못한다. 하지만 불안해도 믿어야 한다. 그러다가 실패하고 실수하면? 괜찮다. 그게 인생이다.
그리고 아이의 자발적 행동이라고 생각되면 수용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아이가 놀러 간다고 하고, 딴짓하거나 엉뚱한 행동을 하고, 새롭게 뭔 일을 꾸밀 때, 꾹 참고 때로 못 본 척하고 놔두는 연습을 해야 한다. 열에 한 번이라도 노력해야 한다. 엄마 마음이 견딜 수 있는 한도까지 지지해주자.
물로 쉽지 않다. 놔두자니 걱정되고 불안하다. 화나고 짜증난다. 때로 마음이 아프고 눈물도 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엄마니까. 엄마가 되는 순간 나는 아이 때문에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화나고 짜증나고 마음 아프고 눈물을 흘리리라 결심했으니까. 다만 아이 성적 때문에 불안하고 화내고 마음 아프지는 말자. 그건 엄마의 숙명이 아니다. 그런 건 불안해하지 않아도, 화 안 내도, 마음 아프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은 일이다. 성적에 괜히 힘쓰지 말자. 대신 아이의 자발성을 살려주느라 불안하고 화나고 마음 아파야 한다. 그게 진짜 엄마 노릇 잘하는 거다.
* 229쪽
아이들을 보라. 아이들은 자발성 덩어리다. 호기심과 열정, 몰입, 그리고 생기가 넘친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커가면서 어떻게 되나. 점점 자발성이 죽어간다. 아이의 자발성을 잘 살려주는 엄마가 최고의 엄마다. 아이의 자발성을 죽이는 엄마가 최악을 엄마다.
자발성의 핵심은 ‘재미’다. 재미있으니까 스스로 하고 틈만 나면 하려고 한다. 자발성을 키워주는 방법은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주는 것이다.
자기 인생을 재미있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는 힘은 자발성에서 나온다. 자발성이 재산이다. 자발성이 자생력이다. 다가올 세상은 자발성이 충만한 사람이 성공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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