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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교육

학교 수학교육이 나아갈 길

by 많은이용 2012. 9. 12.

학교 수학교육이 나아갈 길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학문에서 벗어나

주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생활學’으로 거듭나야

 

                            글│류희찬 대한수학교육학회 회장·한국교원대 수학교육과 교수

 

수학은 고대 그리스 이래 진리 탐구학문으로 여겨 왔으며, 자연 탐구와 기술 개발의 도구로서 인류의 과학

기술 문명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특히 수학은 예로부터 지력을 증진시켜 준다고 믿어 왔다. 수학을 하는

것은, 마치 기본적인 체력을 단련하기 위하여 체조를 하듯이, 우리의 사고 능력을 단련시키기 위해 정신적인

체조를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어느 시대 어느 사회보다 수학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21세기 사회

에서 수학을 싫어하고, 수학을 부적절하고 의미 없는 과목이라고 생각하며 경원시하는 학생이 늘어가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이다.

 

일상생활에 대한 수학적 해석에 초점

수학교육의 주된 목적은 학생들의 창의적인 직관력을 키우고 논리적 추론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있다. 이를

위한 방법론으로 수학교육은 추상적인 것에서 구체적인 것으로, 이론적인 것에서 응용적인 것으로, 사변적인 것에서 실험적인 것, 단편적인 것에서 연결적인 것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추상은 수학을 어렵게 만들며, 이론적인 것은 수학을 맹목적으로 만들며, 사변적인 것은 수학을 재미없게 만들며, 단편적인 것은 수학을 무의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자신의 관점에서 구체물을 조작하고 수학이 주변 세계를 이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교과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실험활동을 통해 개념과 정리를 발견할 수 있는 능력과 안목을 가지고 수학이 내적 외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하여야 한다.

수학은 추상화된 대상을 다루는 과목이기 때문에 다른 과목에 비해 학생의 인지 수준과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추상적인 수학적 대상을 구체적인 표현 형태로 제시하고, 대상의 조작이 학생들의 직접적인 경험이나 통제 내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이를 통해 수학을 배우는 어려움도 완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수학적, 인지적 활동을 반성하고 학습 구성원들 사이의 수학적 의사소통을 강화할 수 있다. 한편으로 추상적인 수학 학습 내용에 대한 조작적 교구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고 음미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

수학이 중요한 이유는 생활 주변의 매우 무질서해 보이는 자연이나 사회 현상을 수학적 개념을 이용하여 나타낼 때, 자연이나 사회 현상을 더 잘 이해하고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수학수업은 현상을 관찰하고 현상의 고유한 특성을 문제 상황으로 기술해 문제에 영향을 주는 변수와 같은 요소를 찾아내야 한다. 이어 현상에 대한 모델을 얻기 위해 요소들 사이의 관계를 추측하고, 그 관계를 수학적으로 해석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 모델을 적절하게 조작하거나 분석을 한 후 그 결과를 이용하여 현상을 해석하는 일련의 과정이 중시되어야 한다.

 

체계적 탐구활동으로 창의적 직관력 키워야

현대 사회에서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새롭고 익숙하지 못한 과제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과 태도를 개발하는 데 있다. 생산적인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종류의 환경과 관련된 문제를 제기하고, 자신에게 생소한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능력과 안목을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정리의 발견이나 문제해결의 과정은 우연적인 결과가 아니라, 새로운 문제에 직면한 후 많은 시행착오나 고민스러운 숙고를 거친 다음에 오는 순간적인 직관을 통해 이루어진다. 직관력은 체계적인 탐구 활동을 통해 얻어지는 정신력이므로 탐구하고 추측하며 가설을 설정하는 귀납적 활동이 중요하다.

수학사를 보면 수학을 연구하는 동기는 항상 인간의 삶의 문제와 결부된 지적인 욕구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표현체계가 발달해 감에 따라 더 높은 수준의 자연현상이나 사회 현상 그리고 수리적 현상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체계화된 학문으로 발전됨으로써 인류의 문명이 그 찬란한 빛을 발하는데 기여하였다. 학생들은 수학의 문화적, 학문적 진화와 관련된 수학의 내적 외적 경험을 통해 현대 사회의 발달에서 수학의 역할을 알아야 한다. 단편적인 지식이 아닌 수학과 다른 학문 사이의 관계, 수학의 내적 관련성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 수학을 학습하는 입장은 다양하다. 학습 과제를 자신의 삶의 맥락에서 유용하고 그 자체로 본질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는 입장, 좋은 점수를 얻거나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학습한다고 보는 입장, 별다른 생각을 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관행적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학습한다는 입장 등등. 우리나라 학생들은 수학학습을 주로 어떤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을까? 보다 많은 학생들이 수학적인 자신감과 능력을 바탕으로 수학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중요함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로 하여금 미래 생활의 수학적 요구에 부응하는 자신감과 능력을 갖추고 학교를 떠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학생들이 더욱 바람직하게 수학을 바라보게 하기 위해서는 수학교육 구성원들 모두가 그 입장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인식론적 방법론적 각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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