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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상보적 신념(美人은 박명하고 大家는 까칠하다는 믿음)

by 많은이용 2014. 3. 6.

美人은 박명하고 大家는 까칠하다는 믿음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좋은 점과 나쁜 점은 함께 있다며 공평한 세상에 대한 신념 유지
하지만 내면의 유리천장 역할해 성취와 성장 저해하는 부작용도…
행복한 부자, 따뜻한 大家야말로 사회가 추구할 兩立 가능한 가치

              

 학창 시절에 가장 얄미웠던 친구는 공부도 잘할뿐더러 얼굴도 잘생기고 운동도 잘하며 음악과 미술에도 능하고 리더십도 뛰어나고 겸손하며 심지어 집안까지 좋은 친구였다. 이런 친구들은 우리로 하여금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반면 공부는 잘하지만 못생겼거나 성격이 나쁜 친구를 보고는 세상은 공평하다는 위로와 안도감을 받는다. 부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떤 부자가 정직하고 행복하고 겸손하고 잘생기고 심지어 자식이 공부까지 잘하면 우리는 세상이 참 불공평하다고 느끼지만, 그의 가정사에 문제가 있거나 자식 농사에 실패하면 세상이 그렇게 공평하게 느껴질 수가 없다.

이렇듯 사람들은 세상이 공평하다고 믿고 싶어 하는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상보적(相補的) 신념을 생산해낸다. 상보적 신념이란 좋은 점을 가졌으면 반드시 안 좋은 점도 있기 마련이라는 생각이다. 이런 상보적 신념이 우리 사회의 도처에 널려 있다. 미인은 박명(薄命)이라고 믿는 생각, 대가들은 성격이 까칠하다고 믿는 생각, 부자들은 정직하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상보적 신념의 일종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보적 신념이야말로 우리의 성장을 저해하는 내면의 강력한 유리 천장으로 작동한다. 상보적 신념은 우리에게 심리적 자기 위로를 제공해주는 힘은 있지만 때론 성취 의지를 저해하는 힘으로 작동하여 우리를 현 상태에 안주하게 한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부자들이 정직하지 않으며 그들이 반드시 행복하지도 않다는 믿음을 통해 공평한 세상에 대한 신념을 유지한다. 더 나아가 평범한 삶이 더 인간적이고 그 속에 진정한 행복이 있다고 믿는다. 분명 위로를 주는 믿음이지만, 그 믿음은 부자가 되고 싶은 동기를 은밀하게 약화시켜 버린다. 부자에게는 없는 인간적이고 훈훈한 행복이 자신에게는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대가는 성격이 까칠하다는 상보적 신념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는 능력과 인격을 모두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능력과 인격이 상보적 관계에 있다고 믿게 되면 까칠한 대가가 되느니 인간적인 보통 사람이 되겠다는, 얼핏 보면 좋은 생각이지만 사실은 성취를 가로막는 치명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사회의 약자 집단과 강자 집단에는 늘 이런 상보적 신념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남성은 강하지만 섬세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여성은 저돌적이지는 않지만 여성적 섬세함이 있다고 믿는 신념이 있다. 이런 생각은 남성과 여성 모두의 장단점을 인정하는 것 같아서 여성 우호적인 생각인 것 같지만 사실은 여성들로 하여금 전통적인 여성의 위치에 머물러 있게 하고 남성적 영역에 도전하는 것을 막아버리는 내면의 유리 천장으로 작동하게 된다.

상보적 신념은 대가나 부자처럼 이미 일정 수준의 성취를 이룬 사람에게도 위험하다. 이들이 상보적 신념을 받아들이게 되면 대가들은 자신은 까칠해도 된다고 스스로를 용인하고, 부자들은 때론 부정직도 필요하다고 자신들을 정당화한다. 그 결과 이들은 까칠한 대가와 부정직한 부자로만 머무르게 되고, 이들을 바라보는 보통 사람은 자신의 상보적 신념을 더욱 확신하게 되는 악순환이 만들어지게 된다.

생각은 거의 모든 것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삶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진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을 최우선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부(富)와 행복, 능력과 인격은 결코 상보적일 필요가 없다. 개인 수준에서건 조직 수준에서건 심리적 위안을 주는 상보적 신념을 경계해야 한다. 행복한 부자, 따뜻한 프로페셔널이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모델이다.   

최인철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행복연구센터장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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