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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모음305

우표(함민복) 우 표 --- 함민복 --- 판셈하고 고향 떠나던 날 마음 무거워 버스는 빨리 오지 않고 집으로 향하는 길만 자꾸 눈에서 흘러내려 두부처럼 마음 눌리고 있을 때 다가온 우편배달부 아저씨 또 무슨 빚 때문일까 턱, 숨 막힌 날 다방으로 데려가 차 한 잔 시켜주고 우리가 하는 일에도 기쁘고 슬픈 일이 있다며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린 나이에 또박또박 붙여오던 전신환 자네 부모만큼 고마웠다고 어딜 가든 무엇을 하든 열심히 살라고 손목 잡아주던 자전거처럼 깡마른 우편배달부 아저씨 낮달이 되어 쓸쓸하게 고향 떠나던 마음에 따뜻한 우표 한 장 붙여주던 2020. 12. 4.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뒤에야 - 크리족 인디언 - 마지막 나무가 사라지고 난 뒤에야 마지막 강물이 더럽혀진 뒤에야 마지막 물고기가 잡힌 뒤에야 비로소 그대들은 깨닫게 되리라. 사람이 돈을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2020. 11. 16.
진정한 여행 / 나짐 히크메트 진정한 여행 - 나짐 히크메트 -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 2018. 6. 7.
6월 / 김용택 6월 김용택 하루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무잎에 바람이 불고 하루 해가 갑니다. 불쑥불쑥 솟아나는 그대 보고싶은 마음을 주저 앉힐 수가 없습니다. 창가에 턱을 괴고 오래 오래 어딘가를 보고 있곤 합니다. 느닷없이 그런 나를 발견하고는 그것이 당신 생각이었음을 압니다. 하루 종.. 2018. 6. 1.